스티븐 킹의 신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책을 구매했다.
전에 스티븐 킹의 단편집인 <Night shift>를 읽었을 때, 내용은 가물가물할지 몰라도 매우 재밌게 읽었던 것만큼은 기억이 나기에 신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2권짜리지만 단편집이기 때문에 전혀 부담도 없었고 평소에 비하면 굉장히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 악몽을 파는 가게 1,2 (THE BAZAAR OF BAD DREAMS) / 스티븐 킹 /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출판
각 권마다 1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 편마다 스티븐 킹의 자서전적인 글이 적혀있었는데, 그 부분도 너무 재밌게 읽었다.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지, 그리고 이 작품이 스티븐 킹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내 단편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자정에만 문을 여는 노점상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이런저런 것들을 늘어놓고, 와서 하나 골라보라고 독자들을 유혹한다.
- 스티븐 킹
단편을 다 읽고 나서 유독 재밌었던 단편들을 적어두었다.
130킬로미터, 모래 언덕, 어느 못된 꼬맹이, 도덕성, 컨디션 난조, 여름 천둥 등... 적고 보니 꽤 많았다.
이야기가 다양한 만큼 소재도 다양한데, 이런 소재로도 이렇게 재밌는 글을 쓸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되었다.
스티븐 킹은 우리가 쉽게 지나칠만한 일상 속 경험을, 혹은 상상을 재밌는 글로 선사한다.
장편도 물론 재밌지만 이렇게 다 다른 매력을 가진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놓았으니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기뻐할 수밖에 없다.
'재밌는 이야기 뷔페'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
악몽을 파는 가게.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 각 단편마다 작품과 관련된 스티븐 킹의 자서전적 논평이 포함되어 있다.
재밌게 읽었던 단편들이 꽤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부고>와<우르>였다.
<부고>는 주인공이 우연히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부고를 쓰게 되었고, 그가 부고를 쓰면 실제로 그 상대가 죽는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는 '데스노트'를 생각했는데, 내용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사람 목숨을, 특히 범죄자나 못된 인간들의 목숨을 자신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은 두려움과 희열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어찌 보면 그렇게 특이한 내용이라고는 볼 수 없는데, 신기하게도 굉장히 재밌었다.
킨들이라는 소재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풀어낸 <우르>는 읽는 내내 푹 빠져서 읽었고, 무엇보다도 특이해서 인상 깊게 읽은 단편이다.
이 두 단편들 외에도 <어느 못된 꼬맹이>, <도덕성>이라는 작품들도 매우 재밌었다.
마음껏 구경하되 조심하기 바란다.
가장 괜찮은 녀석들에게는 이빨이 있으니 말이다.
- 스티븐 킹
전체적으로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재밌었다.
그런데 '공포'를 기대하고 이 책을 읽으면 다소 김빠지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무섭다기보단 흥미진진하고 독특한 스토리들이다. 물론 스티븐 킹의 유머도 글에 잘 녹아있다.
읽은 지 시간이 좀 흘러서 상세한 내용까지는 기억해낼 자신은 없지만, 공포심을 자극하기에는 '스티븐 킹 걸작선'에 포함되어 있는 <스티븐 킹 단편집(night shift)>이 더 좋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책에 들어있는 악몽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웃기기도 하고 약간의 서늘함을 주기도 하고 마치 누군가가 겪은 기이한 경험을 몰래 듣는 것처럼 강한 몰입과 재미를 주기도 한다.
책에 실려있는 모든 단편들이 다 재밌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스티븐 킹의 찰진 묘사와 유머가 녹아있는 스토리들과 스티븐 킹이 직접 쓴 자서전적인 글까지 실려있어 읽는 내내 너무도 즐거웠고 유독 재밌게 읽은 몇몇 작품들은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도 또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재미와 신선함을 원한다면 <악몽을 파는 가게>를. 서늘한 공포심을 원한다면 <스티븐 킹 단편집 (night shift)>을 추천하고 싶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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