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인하를 할 때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던 책이다.
아야츠지 유키토라는 작가를 알게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 작가가 쓴 책을 모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괴물' 혹은 '기형아' 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제목부터, 한 복도에 서있는 여성의 그림자가 그려져있는 커버까지... 뭔가 기괴한 내용들로 꽉 차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뒷 커버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정신과 병동을 배경으로 한 단편집이다.
총 3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책 제목인 '프릭스'는 세번째 이야기의 타이틀이다.
책에는 제각각의 이유로 정신 병동에 입원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의 사연은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하지만 그리 현실에 가깝지는 않은 형태로 쓰여져있다.
<안구기담>은 환상과 공포를 적절히 믹스한 느낌이 많이 나는데 비해 이 책은 그냥 말 그대로 공포, 기괴스러움을 표현했다.
이렇게 말해도 될까 싶지만 뭔가... 깔끔한 기괴스러움을 맛볼 수 있다.
제각각의 사연들은 다소 혐오스러운데 그 뿐만 아니라 각 스토리마다 반전이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그들의 정신 상태에만 집중한 스토리였다면 다소 밋밋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차갑고 기이한 분위기 뿐만 아니라 반전까지 있으니 꽤 조화로운 구성이었다.
어느 하나 딱 치우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부분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기에는 힘든 책이지만, 대신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다가도 다른 부분으로 또 채울 수도 있다.
"정상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우리는 더욱 자각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정상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모두 어차피 기형(freak)이라네."
- 프릭스 中 -
이 책을 읽으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았다.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그 것을 비정상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사실은 그 쪽이 정상이고 내 쪽이 비정상일지도.
또는 이 세계가 비현실이고 저 어딘가에 진짜 현실이 존재할지도.
애초에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나 어나더, 안구기담과 같은 다른 작품들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분명하게 반전이 좋다던가 혹은 무섭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고 차가운 분위기도 잘 살아있는 편이다. 호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몰입도가 좋아 빠르게 읽힌다는 점도 좋았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던 책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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