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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붉은 손가락 /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 시리즈 7번째)

요쿠 2017. 7. 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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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기도 많고, 작품 수도 워낙 많아서 그런지 중고 서점에 들를 때마다 심심치않게 그의 책을 볼 수 있다.

하나 두개씩 구입하다보니 어느새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많아졌다.

<붉은 손가락>은 한 블로그에서 우연히 재미있다는 리뷰를 읽게 되었고, 중고 서점에 가서 사오게 되었다.

가가 시리즈 중 한권인 <붉은 손가락>은 한 평범해 보이는 가정집에서 어린 아이의 시체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베테랑인 '가가' 형사와 신입 형사인 '마쓰미야'가 평범한 가정집 뒤에 숨어있는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담겨있다.




<악의>와 조금 비슷한 듯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어린 아이를 죽인 범인과 그 사실을 은폐하는 과정들을 오픈함과 동시에 형사들의 추리 과정 또한 교차식으로 보여준다.

여자아이 살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아키오 부부는 겉보기에는 평범해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편인 '아키오'는 가족들에 대해서 별 신경을 쓰지 않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그저 외면하고 덮기에 급급하다.

아내가 하는 이야기나 행동에 불만이 있어도 속으로만 싫어할 뿐, 자신의 속마음을 표출하지 못하고 그저 숨어버린다.

그의 아내인 '야에코'는 자신의 아들에게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감싸고 도는데 바쁜 반면, 시어머니를 대할 때에는 정말 저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단호하고 냉랭하게 대한다. 자신의 아들에게 대할 때와 시어머니께 대할 때를 보면 꼭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이 있다면 이런 집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건, 노인에게도, 아니, 노인이기 때문에 더더욱,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가 있다는 거야.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달라. 주위 사람들로서는 아무리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 붉은 손가락 中 -



사실 가족들의 행동을 너무 극단적으로 보여준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기는 했는데, 실제로도 겉보기에 평범한 가족들이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는 경우들은 많을 것이다.

작가는 책을 통해서 '평범한' 이라는 단어에 숨어있는 가슴 아픈 진실을 전한다.

뉴스를 보기가 무서워질 정도로 늘어나는 잔인한 범죄들, 특히 청소년 범죄나 장난을 넘어선 10대들의 문제 행동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거기에 고령화 시대에 따라 늘어나는 문제점들과 가슴 아픈 노인들의 이야기까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병들어 가고 있는 실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버렸다.

치밀하고 예리한 가가 형사의 추리는 언제나처럼 재미있었다.

그는 소녀가 왜 죽어야했는가, 사건은 어떻게 벌어졌는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이기적인 마음과 숨어있는 악의, 그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진실을 파헤치는 데까지 그친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가족, 반대로 겉보기에 불편해보이는 가족.

작가는 그들의 진짜 속사정을 밝힘으로서 진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쯤 더 생각해보게 한다.

나에게 <붉은 손가락>은 슬픈 추리 소설이었다.



"마에하라씨, 당신은 어머님의 눈을 진지하게 들여다본적이 있습니까?"

가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묵직한 덩어리가 되어 아키오의 마음속에 가라앉았다.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아키오는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 붉은 손가락 中 -




(* 가가 형사 시리즈 순서 포스팅 보러가기 < 클릭시 새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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