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 예쁜 식물을 집으로 들이는 것보다 더 기쁜 건 내가 집에서 직접 기른 식물이 꽃을 피우는 일이다. 예쁜 것은 같지만 내가 키운 식물이 꽃을 피워낸다는 건 더 큰 보람과 기쁨으로 다가온다. 작년 겨울에 선물 받은 호접란이 집에 온 뒤 처음으로 꽃을 피워줬다. 내가 알기로는 호접란이 주로 봄이나 초여름쯤에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한여름에 꽃대를 올렸다. 이 집으로 이사 오기 전부터 꽃봉오리를 달기 시작했는데, 그 집이 그나마 여름에 햇빛이 좀 들어오고 나머지 계절에는 햇빛이 부족한 편이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서 조금 늦게 피웠나 싶다. 첫 꽃이 핀 지 이틀 정도 지나자 다른 꽃봉오리도 활짝 열렸다. 여리여리하고 순한 이미지의 꽃이다. 요즘에는 베란다에 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