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 읽고 남기기

[책]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 아야츠지 유키토

요쿠 2018. 3. 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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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의 책을 읽었다.

관 시리즈 중에서 <기면관의 살인>을 아직 안 읽은 상태인데 그걸 읽을까 망설이다가 일단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을 읽어보기로 했다.

본격 추리 소설은 연속으로 읽기보다는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읽는 것을 선호하는데, 작가가 설정한 배경이나 트릭 그리고 숨겨진 동기나 반전을 보고 놀라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 시리즈와는 또 어떤 다른 재미를 줄지 기대를 품고 책을 펼쳤다.


(스포 거의 없음)



△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 아야츠지 유키토 / 한희선 옮김/ 시공사 



폭설 때문에 조난당한 주인공과 연극단원들은 길을 잃고 헤매다가 호수 근처의 호화로운 저택을 발견하고, 그들은 그곳에서 한동안 머무르게 된다.

쏟아지는 폭설과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소녀여, 그 손을 다오.

그대가 친구라면

부드러운 가슴에

조용히 잠들라"


-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中 -



본격 추리 소설임은 틀림없으니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초반에 읽으면서 좀 특이하다고 느꼈던 것은 저택 주인이 모은 골동품, 미술 작품이나 고전 문학 작품들에 대해 상세하게 나온다는 점이었다.

흥미롭고 뭔가 새로운 느낌을 주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걸림돌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일단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도 굉장히 넓고 단원들은 가명까지 쓰고 있어 좀 복잡하다는 느낌이 강한데 저택에 전시해둔 사물들에 대한 설명도 나오니 초반에는 조금 지루한 편이었다.

다행히 초반을 넘어서서 중반쯤부터는 술술 읽히기 시작했지만.




살인 사건에 대한 트릭이나 결말은 좋았다.

'본격 추리 소설'을 머릿속으로 떠올렸을 때 예상되는 전개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는 좀 놀랐다.

생각치도 않았던 부분을 단순하게 뒤집는다고 해야 할까?

또한 기존의 집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과 조난당해 불청객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미묘한 신경전도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반면에 '이 집의 정체'에 관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왜 희생자의 이름과 비슷한 발음을 가진 물건들이 그 희생자가 죽기 전에 망가지거나 떨어지는지에 대해서 완전히 시원하게 해결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좀 아쉬웠다.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

낮에도 내려, 내려. 밤에도 내려.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


-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中 -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웠던 건 문장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번역이 좀 이상한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작가가 애초에 문장을 좀 복잡하게 쓴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번역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뭔가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많다는 걸 느꼈다.

스토리 자체는 재밌었지만 읽기가 좀 불편했다.




이 책은 기존의 아야츠지 유키토 스타일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을 많이 준다.

간결하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좀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적인 추리 소설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론 트릭이나 사건 해결, 여운을 주는 듯한 결말은 아주 좋았지만 그 외의 부분들은 좀 아쉬운 편이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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