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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포와 재앙의 집, <화가> / 미쓰다 신조

요쿠 2018. 9. 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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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미쓰다 신조의 집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흉가>를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놀라움과 공포를 보여줄지 매우 궁금했다.

시리즈라서 그런지 <흉가>처럼 주인공은 남자아이이고, 새로운 집에서 느껴지는 기시감과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 화가 / 미쓰다 신조 / 현정수 옮김 / 북로드 



(내용 포함, 스포 없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할머니와 지내게 된 '코타로'는 한 작은 마을로 이사 가게 된다.

코타로는 처음 방문하는 집에서 기시감과 견딜 수 없는 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곧이어 이상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미신을 믿지 않는 할머니에게 마땅한 이유 없이 이사 가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코타로는 마을에서 사귀게 된 친구인 '레나'에게 고민을 토로하기로 한다.

레나와 코타로는 이 집의 과거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 그곳에는 독살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햇살을 등진 새까만 형체가 서 있었다. 

코타로를 숲에서 절대 내보내지 않겠다는 듯 입구에 버틴 모습으로. "


- 화가 -



<흉가>와 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주 무섭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미쓰다 신조의 책을 어느 정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크게 강렬함을 남기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하다.

넓고 썰렁한 집, 이상한 현상들... 새로 이사한 집에서 느껴지는 기시감과 집의 과거 이력 등, 일반적으로 '집'을 소재로 한 공포 소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 충만하고, 미쓰다 신조가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패턴이 그의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공포의 수준으로 본다면 <흉가>가 더 무섭지 않나 싶은데, 그 외에 이야기의 재미를 따지자면 이 책도 충분히 재밌다.

개인적으로는 속도감과 몰입감은 <화가>가 더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였다.

<흉가>에서 보여줬던 기이하고 서늘한 결말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고, 결말이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지 쉽게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놀라웠던 것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결말을 맺었다는 점이다.

<흉가>는 여운과 서늘한 기운을 남기며 끝을 맺지만 <화가>는 조금 더 깔끔한 놀라움을 선사하며 끝맺음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나로서는 <흉가>의 결말이 조금 더 좋았는데, 이 책의 결말도 충분히 좋았다.

<흉가>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결말이다.



"알아차렸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사건이 벌어진 날이 딱 10년 전의 내일이거든."


- 화가 -



사실은 이 책을 읽기 전에 <흉가>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다, 아쉽다는 평이 많아서 조금 미루다가 읽었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밌어서 놀랐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은 코타로가 내리게 된 결정이다.

코타로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켰고, 물론 그 덕분에 흥미진진하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장면들이 그려지긴 했지만 쉽사리 납득이 가진 않는다.

그 점과 <흉가>에서 보여줬던 기이하고 서늘한 여운을 남기지는 못했다는 점이 약간 아쉽다.




미쓰다 신조의 집 시리즈는 총 3부작이라고 한다.

아직 한 권은 한국에서 출판되지 못한 모양인데, 그 한 권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 공포 소설을 읽었더니 조금은 더 추워진 느낌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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