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인기가 좋아서 이 책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궁금해져 중고 서점에서 구매해서 읽어보게 됐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유명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오르는데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와 제목의 의미에 대한 추측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당황스러웠다.
*줄거리, 내용 포함
*스포 거의 없음(5%)
△앨리스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 김은모 옮김 / 검은숲(시공사)
이상한 나라의 달걀 험프티 덤프티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흰토끼가 사고 현장 근방에서 앨리스를 봤다는 증언을 해, 앨리스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린다.
꿈에서 깬 '아리(앨리스)'는 곧 같은 대학의 연구원이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이에 대해 동료와 이야기하던 중에 동료도 자신과 똑같은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둘은 그동안 자신들이 꾸었던 꿈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임을 깨닫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마을 주민이 사망하고, 앨리스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 5월 25일
이런 꿈을 꿨다.
흰토끼가 달린다. 도마뱀 빌에게 '스나크는 부점이었다'라는 암호를 듣는다.
험프티 덤프티가 살해당한다. 』
- <앨리스 죽이기> 중에서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 당황스러웠던 이유는 밑도 끝도 없는 대화 때문이다.
앨리스와 도마뱀 빌의 대화 내용은 정말 이상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조금 더 읽어보면서 아, 이상한 나라라서 대화가 이렇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앨리스가 살인 혐의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현실과 이상한 나라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진범은 누구인가 등 미스터리를 밝혀내는 추리 소설이다.
'아리'와 '이모리'는 현실과 이상한 나라를 왔다 갔다 하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해를 가한 진범을 찾는다.
고전과 추리 소설의 조합은 흔히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리가 기존에 잘 알고 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 모자 장수, 3월 토끼 등 익숙한 등장인물들 간의 황당한 대화도 귀여우면서도 재밌었고 앨리스의 결백을 밝힐 수 있는 증거도 없이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 하는 궁금증 때문에 굉장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어려운 내용이 전혀 없고, 전개가 굉장히 빨라서 그 누가 읽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추리 소설이다.
시간만 있다면 그냥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다.
" 그래, 이상한 나라는 정상이 아니야. 하지만 정상으로 보이는 이 지구가 꿈이고, 이상한 나라가 현실이지.
옳고 그르고를 따질 일이 아니야. 그게 진실이니까 어쩔 수 없어. "
- <앨리스 죽이기> 중에서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이 책은 특히나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일단 배경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고 황당한 대화가 많이 채워져 있는데,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어서 진지한 분위기를 원했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또, 가볍게 농담하듯 이어지는 잔인한 묘사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꽤 있을 것이다.
나도 이런 부분들은 조금 아쉽지만 고전과 추리의 만남이 주는 신선함, 좋은 몰입도, 빠른 속도감, 예상치 못한 전개로 주는 놀라움이 좋았다.
오랜만에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로운 추리 소설을 읽어서 굉장히 즐거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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