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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 : 링 / 스즈키 고지

요쿠 2019. 6.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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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만한 <링>.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일주일 후에 죽는다는 획기적이면서도 무서운 설정은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영화 <링>을 본 지 한참 지나 내용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링'하면 떠오르는 TV를 뚫고 나오는 귀신의 모습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이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나 TV 프로그램 등에서 계속 패러디되고 언급되었고, 그만큼 공포 영화 <링>의 내용과 장면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포영화 <링>은 스즈키 고지라는 한 작가의 머리에서 탄생한 동일 제목의 소설이 원작이다.

공포 소설과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오래전부터 <링>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한 권이 아니라 시리즈였고 조금은 부담스러워 나중에 읽어보자는 생각에 구매하지 않고 있었는데, 저번에 선물을 받아 우연한 기회에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내용 포함)

(#스포 거의 없음 10%)



△링 / 스즈키 고지 /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한 주간지의 기자인 아사카와 가즈유키는 같은 날 심장마비로 사망한 네 남녀가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이 사망 사건들이 우연이라고 볼 수 없었던 아사카와는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로 한다.

그러다 사망한 네 사람이 모두 죽기 일주일 전에 한 별장에서 어떤 비디오테이프를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링 / 1권 - 바이러스 / 2권 - 나선 / 3권 - 루프 / 외전 - 버스데이


이번에 읽은 책 <링>은 총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부터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가 진행된다.

수상한 젊은이들의 죽음과 그들이 사망 일주일 전에 본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비디오테이프...

그들은 어떠한 비디오테이프를 봤고 일주일 후에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아사카와의 아내의 조카도 수상한 죽음을 맞았기에 아사카와는 더욱 이 사건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사망하기 전에 함께 있었던 별장에 직접 방문하게 되었고 그 별장에 있는 수상한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하게 되었다.



" 이 영상을 본 자는 일주일 뒤 이 시각이 죽을 운명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을 실행하라. 즉... "


<링> 중에서



아사카와는 정체 모를 그 비디오테이프를 직접 보기로 한다.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은 알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했는데, 말을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강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나오는 할머니와 글자, 주사위, 피를 흘리는 남성 등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영상을 보면 일주일 뒤 이 시각에 죽는다고 쓰여 있었다.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나오는 부분은 지워져 있었다.

무섭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 아사카와는 친구인 류지를 찾아가게 되고, 이 두 사람은 링의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기한은 단 일주일. 시계를 보았다. 10시 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링> 중에서



1권은 공포가 꽤 실감 나게 다가왔다.

주로 이 책을 밤에 읽었는데, 그래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등 뒤를 확인하기도 하고 괜히 작은 소음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저주를 푸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아사카와와 류지의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느껴졌고, 영화화하기에 충분히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링> 시리즈의 2권부터는 조금 다른 면모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2권에서는 검시관인 '안도'가 주인공이며, 시신들을 부검하는데 몸에서 이상한 형태의 육종을 발견하게 된다.

안도는 시신을 부검하는 과정에서 암호를 해독해 'RING'이라는 글자를 도출해내게 된다. 

2권부터는 과학적인 내용이 가미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무섭기보다는 흥미롭고 놀라웠다.

꽤 흥미진진해서 2권을 읽는 내내 결말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시신에서 발견된 이상한 바이러스와 그를 분석하는 주인공, 그리고 놀라운 결말까지.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일주일 뒤 죽는다'는 내용이 내가 생각했던 쪽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신선하면서도 신기하게 다가왔다.



"생명의 발생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너는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


<링> 중에서 



링 2권은 공포 이야기와 SF를 더한 느낌이었다.

3권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SF 쪽으로 확 기울어진다.

3권에서는 '전이성 인간 암 바이러스'라는 질병이 세계를 강타하면서 사람들은 물론, 자연계의 모든 생명을 위협하게 되고 주인공이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확실히 1권에 비해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세계관을 만들어낸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나는 3권이 좀 아쉬웠다.



" 1년 전에 K대학 의학부 연구실이 신종 암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비로소 전이성 인간 암의 원인이 어떠한 종류의 바이러스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링> 중에서



3권은 갑자기 장르가 달라지게 되면서 이야기가 너무 다른 쪽으로 확 기울어져 버리고, 내용도 복잡해졌기 때문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물론 독자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쪽으로 접근해 볼 수도 있고 정말이지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나는 역시 공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이 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링> 시리즈는 3권에 따라 독자들의 평가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흥미롭고 재밌었다고 느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나처럼 이야기가 너무 다른 쪽으로 확 기울어진 것에 아쉬워할 것이다.




1권은 특히 아주 재밌게 읽었고 2권과 외전 역시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3권은 아쉬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세계관과 구성을 만들어낸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감탄스럽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 가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하고 궁금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에서 특히 이 <링>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매우 궁금하다. 

공포의 비디오테이프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가는 바이러스, 그리고 가상세계가 <링> 시리즈에 모두 들어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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