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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솔직한 리뷰 : 고시원 기담 / 전건우

요쿠 2019. 6.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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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작가의 소설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처음에는 <소용돌이>라는 책을 읽었고 그다음에 <밤의 이야기꾼들>을, 이번에 읽은 <고시원 기담>이 세 번째다.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구매했던 건데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이 책이 끌렸다.

오늘은 국내 소설 <고시원 기담>을 읽어 본 소감을 적어보려 한다.



#내용 포함

#스포 거의 없음(10%)



△고시원 기담 / 전건우 / CABINET(캐비넷)


변두리에 자리 잡은 한 고시원이 있다.

이름은 '고문고시원'으로, 원래 이름은 '공문고시원'이었으나 태풍으로 글자의 'ㅇ'이 떨어져 나가면서 고문고시원이 되었다.

태풍과 폭발 화재에도 살아남은 낡은 건물. 사람들은 서서히 고시원에서 떠나기 시작했고 여덟 명만이 고시원에 거주하게 되었다.

고시원에서 유령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고문고시원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살아간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


- 고시원 기담 중에서



나는 고시원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얼마나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살기가 불편한지는 들어서 대강 알고 있다.

그런 '고시원'을 배경으로 소설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중에라도 저 책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시원 기담>은 각 개인이 유령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고시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각자의 사연이 있는 자들이 고문고시원 3층에 모여 산다.

책은 고시원에 남은 인물들의 사연과 고시원 건물을 드나드는 고양이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 <고시원 기담>은 장르를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인데,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 각자 생각하는 장르를 붙여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구성으로 글을 썼다. "


- 고시원 기담 / 작가 후기 중에서



이 책은 내용과 장르가 굉장히 특이하다.

고시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곳으로 향하게 되는 가장 큰 맥락은 고시원 사람들의 목숨을 노리는 한 '괴물'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내용이다. 

내용도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고 장르 역시 독특했는데, 딱히 뭐라고 말하기가 힘든 장르다.

추리와 공포와 판타지와 액션과 코미디와 스릴러... 여러 장르를 약간씩 합쳐놓은 느낌에 가깝다.




작가 후기에서도 장르를 딱히 정한 것은 아니라고 나오는데, 각각의 독자들이 이러한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고시원 기담>에 대한 평이 많이 갈리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에는 이 점이 아쉬웠다.

"와, 장르를 이렇게 잘 버무렸네"가 아니라 "이게 뭐야?" 쪽에 더 가까웠다.

몇 가지 장르를 적절히 섞었다면 또 모를까, 흔히 말하는 '잡탕'같은 느낌이어서 아쉬웠다.



" 나쁜 짓을 하면 죽음의 천사가 찾아온대. 

 언젠가부터 도시의 뒷골목에는 그런 소문이 떠돌았다. "


- 고시원 기담 중에서



<고시원 기담>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가 불분명하다는 것과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이다.

VIP 고객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일 죽는 연기를 하며 돈을 버는 남자와 어렸을 때부터 킬러로 성장해 온 한 10대 소녀의 이야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독특하다.

게다가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사내도 있다.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사실 나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고,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결말도 조금 아쉬웠다.



" 고문고시원의 잔류민들은 모두 유령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한 평짜리 삶을 이어가는 존재. "


- 고시원 기담 중에서

 


이 책을 재밌게 읽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 책이었다.

다만 이 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 막힘없이 시원하게 전개된다.

설정이 독특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괜찮은 책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나랑 잘 맞지 않았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전건우 작가의 다른 책들을 계속 읽어볼 생각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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