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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에 빠지다 : 밤의 이야기꾼들 / 전건우

요쿠 2019. 3.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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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함께 이불을 덮어쓰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거나 듣는 것을 좋아했다.

성인인 지금은 딱히 그럴 기회가 별로 없지만 여전히 무서운 이야기나 기이한 일에 대한 경험담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 어딘가 엉성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하는 이야기들.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만든다.

오늘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전건우 작가의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책에 대한 글을 준비했다.



△밤의 이야기꾼들 / 전건우 / 네오픽션


(#내용 포함)

(#스포 없음)


미스터리한 일들을 다루는 <월간 풍문>이라는 잡지 회사에 취직하게 된 주인공.

어느 날,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기이한 모임의 취재를 위해 목련 흉가로 향하게 된다.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모임은 누가 언제 왜 만들어졌는지조차 불분명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이 모임에서는 '이야기'가 바로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상태로 음침한 흉가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이 취재를 위해 참석하게 되는 이 모임의 목적은 단 한 가지다. 바로 '이야기'를 위해서다.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모임에서 사람들이 각자 하는 이야기들이 옴니버스식으로 이어진다.

이 비밀스러운 모임에서 주인공이 듣게 되는 이야기는 <과부들>부터 <눈의 여왕>까지 총 다섯 가지다.

이 모임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들은 어둡고 무서운 이야기들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이야기도 있었지만 독특한 소재가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눈에 띄었는데, 특히 <과부들>과 <도플갱어>라는 이야기가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다.

또, 내용은 끔찍하지만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웃는 여자>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 이야기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공기는 더 무거워지고, 기대감은 상승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느새 나는 '밤의 이야기꾼들'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


<밤의 이야기꾼들>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스티븐 킹의 사계 시리즈 중 <호흡법>이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주인공이 비밀스러운 클럽에 초청되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내용의 소설인데, 분위기는 다르지만 '이야기'를 다루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라는 점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스티븐 킹의 <호흡법>이라는 소설이 연상되기도 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이런 괴담이나 경험담 등을 듣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렇게 기이한 경험담이나 무서운 이야기를 다루는 책들을 읽을 때면 너무 재밌고 즐겁다.



" '밤의 이야기꾼들'은 무엇일까?

  새삼 그 사실이 궁금해졌다.

  허황된 이야기를 진실로 믿는 정신병자들의 모임일까, 아니면 세상에 떠도는

  괴담의 이면을 소개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모임일까? "


<밤의 이야기꾼들>중에서 



사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 중에서 <눈의 여왕>은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어서 좀 아쉬웠지만 그 외의 이야기들은 흥미롭고 무섭고 재밌었다.

이야기들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의 무서움이나 긴장감을 준다는 점에서 참 좋았고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설정 때문에 정말 누군가가 겪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나처럼 기담이나 괴담, 경험담 등을 듣거나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읽어보니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무섭고 재밌어서 조금 놀랐다.

분위기나 구성도 너무 좋았고 책을 덮었다가도 다시 손을 가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맛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책에는 <칠흑의 이야기꾼들>이라는 차기작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되어있었는데 굉장히 기대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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