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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개인이 권력에 맞서 싸우다 : 동트기 힘든 긴 밤 / 쯔진천

요쿠 2019. 1. 2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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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중국 추리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이번에 쯔진천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해봤지만, 이미 중국에서는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중국 추리소설계 3대 인기 작가'로 꼽힌다고 한다.

<동트기 힘든 긴 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권력에 맞서 싸우는 한 인간에 대한 사회파 추리 소설이다.



(△ 동트기 힘든 긴 밤 / 쯔진천 / 최정숙 옮김 / 한스미디어)


한 남성이 여행 가방을 들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보안요원이 가방을 보안검색대에 올려야 한다고 하자 남자는 당황하며 가방에는 이불밖에 없다고 말하며 소지품 검사를 거부한다.

(*중국에는 지하철역에 보안검색대가 있다.)

결국 경찰과 보안요원과의 실랑이 끝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공장소에서 가방이 열리게 된다.

그 안에는 나체 상태의 시신 한 구가 들어있었는데...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살인을 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 동트기 힘든 긴 밤 중에서 



책의 초반부에서 호기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공공장소에서 시신을 가방에 넣고 돌아다닌 남자는 장차오라는 이름의 변호사다. 장 변호사는 자연스레 용의자가 되었고 자신이 죽인 것이 맞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게다가 시신 부검을 통해 피해자의 손톱에서 용의자의 피부 조직까지 발견되었기 때문에 사건 해결은 순조로워 보였다.

그런데 줄곧 순순히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던 피의자가 법정에 서자 갑자기 진술을 바꾸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용의자는 '나는 살인을 저지를 수 없었다. 나에게는 알리바이가 있다'고 주장했고 조사해보니 그는 실제로 피해자가 사망한 시각에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목격자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용의자의 살인을 입증해 줄 증거와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 줄 증거 모두 완벽한 것이다.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내막을 숨겨두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이 사건들은 관련이 있어. 비록 지금은 정답을 알 수 없지만, 

틀림없이 제각각의 단서들이 점차 하나로 연결될 거야."


- 동트기 힘든 긴 밤 중에서




사건을 조사하던 자오톄민은 피의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삶을 중점으로 조사하기로 한다.

그러던 중, 과거에 있었던 한 사망 사건과 현재 사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갑자기 다른 국면을 맞이한 살인 사건과 그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자들의 과거 이야기가 맞물리며 진행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에는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한 '권력'이 자리 잡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권력을 이용해 약한 사람들에게 악질적인 일들을 일삼는 행태에 화가 나기도 했고, 한 개인이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며 참 안타깝고 슬프기도 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행하는 건 분명 남들과는 다른 용기와 신념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대단한 용기와 희생, 노력과 끈기조차도 권력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 가슴 아프게 했다.

배경은 다르지만 그 누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 사건을 바로잡기 위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처절함 그 자체였다. "


- 동트기 힘든 긴 밤 중에서



<동트기 힘든 긴 밤>은 가독성이 좋고 사회파 미스테리다운 내용과 여운을 갖췄다.

직업이나 성별 등 모든 것을 떠나서 같은 한 인간으로서 참 무거운 마음과 안타깝고 슬픈 마음으로 읽었다.

사회파 추리 소설을 꽤 오랜만에 읽어본 것 같은데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보게 되어 좋았다.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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