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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돌로레스 클레이본 (Dolores claiborne) / 스티븐 킹 - 달이 태양을 가린다

요쿠 2017. 7. 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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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스티븐 킹의 책을 들어 읽었다. 스티븐 킹 걸작선 작품에 들어있기는 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다소 생소한 제목의 작품이다.

<돌로레스 클레이본>이라는 제목은 주인공 여성의 이름이다.

그녀는 남편과 자식 셋을 둔 주부였고, 리틀톨이라는 섬에서 '베라 도노반' 이라는 여성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했다.

자신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죽음을 두고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겪은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내용 다수 포함)




책을 읽기 시작한 처음에는 흠칫하고 놀랐다. 지금껏 읽었던 스티븐 킹의 소설들과는 다르게 1인칭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레이본이 앤디에게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고 털어놓는 방식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정말 누군가가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적응이 되고나니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고 돌로레스가 겪었던 일들에 대한 심리적 묘사가 더욱더 배가 되어 드러난 것 같아서 참 좋았다.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해서 스스로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는지도 다 알 수가 있었다.



" 그 인간이 나를 원한다고 하기에 난 그 말을 믿었어.

  그 인간이 나를 사랑한다고 하기에 그 말도 믿었어... "


- 돌로레스 클레이본 中 -



이 소설은 공포 소설이라기 보다는 여자의, 엄마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뜻하지 못한 임신으로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 후부터 남편은 술독에 빠져 살면서 아내나 아이들을 무시하고 폭력이나 폭언을 서슴치않게 휘두르기도 했다.

돌로레스는 그런 그에게 증오심을 가진 채 아이들을 키워 좋은 학교에 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가게 되었다.

그러던 그녀가 남편을 죽이고 싶어할만큼 그녀의 증오심을 키운 것은 남편이 자신의 딸 셀리나에게 성추행을 가했을 때였다.

남편은 아내나 자신의 딸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전혀 없는 상태였고, 이 것은 돌로레스와 딸에게 큰 상처를 입히게 된다.

그녀가 그 때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딸은 나처럼 남성에게 억압받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엄마의 마음이 너무 크게 다가와 씁쓸하면서도 슬펐다.

그녀는 개기일식이 벌어지는 날,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결심은 단순히 화가 나서, 혹은 복수를 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자신과 아이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날, 여자가 남자를 죽인다. 상징적인 의미가 돋보인다.



" 가끔은 살아남기 위해서 거만하고 못된 년이 되어야 해. 

가끔은 여자가 자기를 지탱하기 위해 못된 년이 되는 수 밖에 없어. "


- 돌로레스 클레이본 中 -



돌로레스,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은 불행이 아니라 억압이었다.

좁은 섬에서 남편의 술주정과 폭언을 들으며 살아야했고 그녀는 이런 억압감을 이 악물고 버티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남편이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선을 넘었을 때, 그녀는 그 선을 싹 다 갈아치워버리기로 결심했다.

딸을 위해서,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이 살기 위해서.

그런 그녀의 결심이 너무나도 무서우면서도 슬프게 느껴졌다.



" 그 인간하고 결혼한 게 내 인생 최대의 실수가 아니라 제일 중요한 실수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 실수 때문에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게 나뿐만이 아니니까. "


- 돌로레스 클레이본 中 -



이 책의 주인공은 돌로레스이지만, 그녀 말고도 다른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이 돋보인다.

딸인 셀리나와 그녀가 일했던 집의 노부인인 베라 도노반.

특히 베라가 하는 행동, 말들이 너무나도 잘 묘사되어 있었다.

스티븐 킹의 다른 책들도 캐릭터들의 개성은 잘 살아있는 편이지만 이 책이 유독 더 개성이 잘 살아있었다.

돌로레스가 남편을 죽이고자 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그녀와 베라 도노반의 관계도 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엄마라면 당연하지.

  그 사랑은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 제일 무서워.

  아이들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겁에 질린 엄마만큼 지독한 여자는 이 세상에 없어. "


- 돌로레스 클레이본 中 -



그녀가 겪었던 일들에 대한 묘사는 언제나처럼 뛰어났다. 아니, 내가 읽었던 스티븐 킹의 다른 작품들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심리적, 상황적 묘사가 정말 뛰어나게 드러난 작품이다.

특히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서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는 1인칭 시점의 방식은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많이 보여주었다.

스티븐 킹의 작품에서도 이 작품은 정말 솔직한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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