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ts/베란다 식물

[식물 키우기] 분갈이를 너무 안해줬더니 이런 일이

요쿠 2018. 4.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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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소보다 베란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었습니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식물에게 더 많은 관심이 가게 되네요.

그런데 며칠전에 베란다에서 라임 스킨답서스를 보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요즘 날씨면 한참 새로운 잎을 돌돌 말아 올려야하는데 전에 줄기 정리 해준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흙이 말랐는지 확인하고 물을 줬지만 요지부동... 전과는 달리 새 잎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죽는 줄기도 좀 많아진 것 같고, 잎도 좀 힘이 없어보이는 것 같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든 생각, '내가 분갈이를 언제 마지막으로 해줬더라?'.

생각해보니까 시간이 꽤 흐른 것 같더라고요.

잘자란다고 그동안 너무 관리를 안해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분갈이 해준지 오래되어 흙의 영양분이 많이 빠진 모양이라고 생각한 저는 기존 흙을 조금 털어주고 새 흙으로 갈아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신문지를 펼쳤어요.





전에 줄기를 정리해줬는데 그 뒤로 쭉 폭풍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겨울에는 그냥 겨울이라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아직까지도...

분갈이 하기 전에 일단 마른 줄기들도 곳곳에 보여서 싹둑 잘라줬어요.





줄기들을 머리카락 쓸어넘기듯 조심히 넘겨주고 반대쪽에서 흙을 조금씩 쏟아내줬어요.

흙을 파낼 때 보니까 흙이 많이 없어졌더라고요.




마침내 흙을 대부분 꺼내고 화분 밑동을 살짝 잡아서 들어올리니 쏙 하고 빠졌어요.

많은 흙가루들과 함께...

근데 꺼내고나서 보니까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깔망이랑 마사가 없더라고요.





스킨을 들춰보니까 양파망을 스킨 뿌리가 다 점령했더라고요.

황당하면서도 되게 놀랐어요. 물론 그동안 뿌리가 꽤 자랐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뿌리를 그냥 다 끊어버릴 수도 없고 난감했어요.




배수층은 물론이고 양파망까지 통째로 먹어버렸으니 이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판단이 안서서 처음에는 멍하니 쳐다만보고 있었네요.

다른 화분 분갈이 할 때 뿌리가 많이 자라 깔망에 붙어있는 모습을 몇 번 본적은 있었는데 이건 정말... 역대급입니다.






같은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양파망을 잘라 분리해내는데 성공.

뿌리를 최대한 안끊으려고 조심히 가위로 양파망을 잘라가면서 분리해줬어요.

생각보다 굉장히 힘든 작업이네요.

조심히 했는데도 뿌리들이 좀 끊어졌는데... 괜찮겠죠?




놀란 마음에 일단 양파망을 제거해주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뿌리가 자란 만큼 더 큰 화분에 심어줘야 하는데 저희 집엔 더 큰 화분이 없는거예요. 

양파망과 마사토를 제거하고 뿌리들을 좀 풀어헤치니 뿌리가 더 많더라고요.

사실 더 큰 화분이 집에 있기는 한데 깊이만 깊고 입구는 오히려 이 화분보다 좁아서 그 화분에는 안되겠더라고요.

저는 일단 기존 화분에 스킨을 (임시로) 분갈이 해주고 더 넓은 화분을 조만간 사서 거기에 옮겨심기로 했어요.

몸살날까봐 걱정되긴 하는데 어쩔 수 없죠... 이미 화분을 엎었으니.

새 화분에 옮겨 심을 때에는 최대한 뿌리 쪽은 건드리지 않고 분갈이 흙이랑 마사토만 더 추가해주는 식으로 분갈이 해주려고요.




그동안 너무 소홀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미안하더라고요.

물이랑 햇빛 관리만 해준다고 끝나는 게 아닌데.

평소에도 잘 관찰하고 분갈이도 미리 생각해서 잘 준비했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무심했네요.

앞으로는 더 신경써서 노력해야겠어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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