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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가상가족놀이(RPG) / 미야베 미유키

요쿠 2017. 4. 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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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파 미스테리'라고 하면 대표적인 이름처럼 거론 되고는 하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작품. <가상가족놀이>라는 독특한 제목이 눈에 띄었고 얇은 두께에 부담없이 읽어내려갔다. 표지를 보기만 해도 어느정도 내용은 예상이 된다. 제목도 그렇지만 제목 아래에 "가짜 아빠가 진짜로 살해당했어!" 라는 문구가 쓰여져있기 때문이다. 가상가족놀이를 하던 한 가장이 살해당하게 된 경위는 무엇이며 그들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었을까?

 

 

그렇게 보이는 외면과 그러한 내면, 어느 쪽이 진실일까?

도코로다 료스케에게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었을까?

 

- 가상가족놀이 中 -

 

 

*스포 거의 없음, 내용 포함*

 

 

도코로다 료스케라는 한 남성이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또다른 살인사건의 피해 여성 이마이 나오코. 경찰은 조사하던 중 그 두 피해자에게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한 집안의 가장이었던 도코로다 료스케가 인터넷에서 가상가족놀이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경찰은 피해자와 함께 가상가족놀이를 했던 사람들을 취조실로 불러내기 시작한다.

 

 

 

지금 시대와 책의 배경이 조금 달라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형태만 조금 다를 뿐,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그 만족감과 재미를 찾는 현상은 지금도 똑같이 일어나고있다. 요즘에는 SNS가 인기있어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변사체로 발견된 도코로다는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 내 주변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줄 사람을 계속해서 찾아다니는 남자다. 그러다가 현실에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또 하나의 가정을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이런 도코로다가 조금 한심해보이기도 하고 여자로서는 화가나기도 했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슬펐다. 그 사람이 가정을 등한시하는 것도, 사망해버린 것도. 너무 슬펐다.

 

 

 

사실 인터넷으로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것은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가상이라고 할지라도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 편히 다 이야기 할 수 있다. 가상 가족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친구를 만들거나 한 사이트 내에서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각기 가상 놀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때부터 문제가 된다. 특히 만약 그 가상놀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다면.

현실(이 책의 경우 도코로다의 진짜 가정)을 등한시한 채 가상에만 몰두해 있다면 그건 분명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 세상은 진실과 거짓이 함께 존재한다. 작가는 이 점을 잘 활용해서 책 한권에 통일되게 담아냈다. 초반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현실의 세계가 무너지고 가상에서만 존재했던 남자,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가상놀이. 그리고 그 것으로 시작된 비극.

작가는 인터넷 세상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일들이 어쩌면 현실까지 쫒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주 차분하고 날카롭게 표현해냈다. 

 

 

 

… 그 곳에는 엄연한 사실이 있다. 부모자식 간에도 궁합이 있어, 인간적으로 서로 맞지 않는다면 혈연도 저주스러운 속박이 될 뿐이라는 사실이다.

시간만 있다면 그 속박을 길들여 적당히 거리를 재며 서로 상처주는 일 없이 생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도코로다 가정은 그럴 시간을 잃었다.

 

 

- 가상가족놀이 中 -

 

전체적으로 전개가 매끄럽고 초반을 조금 지나자 몰입도도 좋았다.

진범이 누구인지는 눈치채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은데 그 뒤에 알려지는 또 하나의 반전에 대해서는 눈치를 못 채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크게 막히는 부분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여운이 조금 덜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점만 뺀다면 전체적으로는 훌륭한 사회파 추리 소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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