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 읽고 남기기

[책리뷰] 그녀가 죽길 바라다 - 정수현

요쿠 2017. 3. 19.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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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분께서 재밌을거라고 소개하며 선물로 받아뒀던 책이다. 정수현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 커버 안쪽에 있는 사진과 설명을 보니 TV 시트콤이나 버라이어티 등 방송계 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오랜만에 읽는 국내 소설이라 의심반 설렘반으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은 물과 공기와도 같은 '필수적인 존재'이다.

사랑은 가슴 속에 꼭 타오르고 있어야 하지만, 상대가 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때야말로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 그녀가 죽길 바라다 中 -

 

 

*내용 포함, 결말 스포 없음*

 

 

어디에서나 볼 법한 눈에 띄지않는 평범한 여자인 재희. 뮤지컬 배우가 꿈인 그녀는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잘 되지 않는 것에 죽고싶을 정도의 큰 절망심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났고 재희는 어떤 여자의 몸에 들어가게 되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그녀가 들어간 몸은 '민아'라는 여성의 몸이었고,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누구나 다 우러러 볼만큼 능력과 외모가 뛰어난 변호사다.

어렸을 때부터 겪은 일 때문에 복수만을 꿈꾸며 살았던 민아와 그런 민아의 몸으로 자신의 못이룬 꿈을 이루고자하는 재희.

상반된 삶을 살고 있던 두 여성이 한 몸에 갇혀지내게되는 이야기다.

 

 

 

상반된 두 사람의 인생이 한 몸에 동시에 생기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과 건우라는 남자와의 로맨스, 그리고 인간의 욕심과 본능에 대해서 재미있게 쓴 책이다.

초반에는 뭔가 몰입이 잘 안되서 조금은 억지로 읽었지만 중반쯤부터는 몰입도가 확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니까 손에서 내려놓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극도로 상반되는 두 사람이 한 몸에 들어갔을 때의 해프닝과 각기 다른 두 캐릭터의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책에서는 둘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감정적으로 불행하거나 불안하다는 것' 말이다. 마지막으로 도달하면서 그녀들에게 생기는 변화가 놀랍다.

작고 사소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재희가 민아의 몸에 들어온 뒤 민아는 다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작가가 '빙의 현상'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닐까싶다.

재희는 민아의 몸에 들어갔을 때 그녀에게 어느정도 미안한 감정을 가지는데, 그것도 잠시일 뿐 민아의 빛나는 외모와 능력을 가진 완벽에 가까운 삶 자체를 부러워하게 되고, 곧 이 육체를 내가 가지고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는 '저러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재희라고 상상해본다면 역시 나같아도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싶다.

민아 자체의 삶이나 외모, 능력만으로도 욕심부리기 충분한데 그녀의 곁에는 눈부신 남자까지 존재하니 그 누가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있을까?

 

 

 

몰입도와 전개는 굉장히 좋았지만 다소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결말까지 다 읽고나서는 여운도 좀 느꼈지만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역시 '책의 느낌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다른 삶을 사는 두 여성이 한 몸에 들어간 것, 민아의 아버지의 욕심과 그로인해 생긴 민아의 상처와 복수심, 곁에 머물고 있는 왕자님같은 캐릭터인 건우까지... 뭔가 TV드라마 혹은 인터넷소설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건우라는 남자가 없었다면 그런 느낌이 조금은 덜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건우라는 캐릭터가 나에게는 아쉬움을 남기는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싶다.

아버지의 욕심과 관련된 민아의 과거도 조금은 무리수가 아니였나 싶은데 나쁘진 않지만 뭔가 너무 과하다싶은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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