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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드는 공포 : 괴담수집가 / 전건우

요쿠 2020. 3. 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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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괴담수집가>는 지하철이나 오래된 아파트, 반지하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곳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담고 있는 괴담집이다.

누군가는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 내가 직접 겪는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이야기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괴담들로 채워져있다.



*스포 없음*



괴담수집가 / 전건우 / 북오션 


<괴담수집가>는 여러 도시 괴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흔히 마주하고 지나치는 일상 속을 공포로 채워나간다.

액운이나 가위눌림과 같은 무서운 이야기는 물론이고, 연쇄살인마 괴담과 같이 한때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괴담도 있다.

괴담들 대부분이 흔히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소재를 다루거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개를 보이기 때문에 색다른 공포 이야기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떠도는 이야기, 즉 '괴담'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철저하게 형태를 유지하면서 이어나가며, 익숙한 느낌이 풍기는 이야기들을 짧게 밀고 빠르게 끊는다.



" 내가 듣고 수집한 많은 괴담 중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뽑아서 묶었다. "


- 전건우, 괴담수집가 중에서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괴담들이 별다른 차별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의 이야기들은 대체적으로 재밌는 편이었다.

마치 방과 후에 친구와 단둘이 교실에 남아 무서운 괴담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말해 책의 완성도가 높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그러나 재밌게 읽었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고 싶다.



" 복도의 시작점에서부터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다가왔어.

  꿈틀거린다.

  딱 그 표현이 맞을 거야 "


- 전건우, 괴담수집가 중에서



괴담들 중에서는 <구제 옷>과 <초인종>, <절대 검색해서는 안 되는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구제 옷>은 독특한 소재여서 기억에 남고, <초인종>과 <절대 검색해서는 안 되는 단어>는 책에 실린 괴담들 중 가장 공포가 잘 살아있었다.

이 책을 주로 새벽에 읽었는데, <초인종>과 <절대 검색해서는 안 되는 단어>를 읽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괜히 어두운 방 안을 둘러보곤 했다.




공포 소설을 꾸준히 읽고 있긴 하지만 괴담을 듣거나 글로 읽어보는 건 오랜만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직접 겪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진실은 알 수 없는 괴담들로 은근한 공포를 느껴보고 싶다면 전건우 작가의 <괴담수집가>를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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