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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포의 리카가 돌아왔다 - 리턴 / 이가라시 다카히사

요쿠 2020. 5. 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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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범한 가장이 있었다.

그는 호기심에 들어간 한 만남 사이트에서 '리카'라는 여성을 알게 되고, 그녀와 연락을 주고받게 된다.

리카는 날이 갈수록 그에게 끝없이 전화하며 집착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그를 스토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내용 포함*

*<리턴> 결말 스포없음*

*본 포스팅에는 전작인 <리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리턴(RETURN) / 이가라시 다카히사 / 이선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책 <리턴>은 이가라시 다카히사 작가의 전작 <리카>의 후속작으로, 전작의 주인공인 혼마 다카오가 10년이라는 긴 실종기간 끝에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번 편의 주인공은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 수사반의 형사로, 10년 동안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던 리카를 추적해나간다.

리카는 극심하다 못해 치명적인 애정에 대한 갈망과 망상, 집착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의 행동은 마치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지만 놀랍게도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많은 경찰들의 눈을 피한 채 숨어 지냈다.

주인공을 포함한 콜드 케이스 수사반 형사들은 눈에 불을 켜고 그녀를 잡아낼 방법을 생각해낸다.



" 나는 커다란 착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리카를 찾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리카가 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


-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리턴> 중에서 -



전작인 <리카>는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섬뜩한 공포감 조성이 특징이다.

비록 주인공인 리카가 너무 무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인상적인 공포 소설임에는 틀림없었다.

특히 혼마 다카오를 스토킹하는 리카의 집착과 그녀의 외모, 분위기 등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긴장감과 공포심이 더욱더 극대화된다.

그런데 <리턴>은 형사들이 자취를 감춰버린 범죄자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그렸기 때문에 공포보다는 스릴감을 주는 데에 더 치중되어 있다.

때문에 <리카>와 비슷한 분위기를 원했던 독자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다.

나 역시 그중 하나로, <리카>의 강렬함이 <리턴>에서는 확연히 줄어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리카(RIKA)와 리턴(RETURN) / 이가라시 다카히사


전작인 <리카>에 비해 공포감과 스릴감은 더 줄어들었는데, 리카가 거의 무적인 것처럼 그려지는 건 그대로였다.

리카는 비정상적인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보인다. 그녀는 비뚤어진 욕심과 욕망, 집착과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10년 동안이나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다.

비쩍 말랐으나 체력이 강하고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면 형사든 누구든 다 죽여버리는 그녀가 이토록 수사망을 다 피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전작에서 느껴졌던 아쉬움이 이번 책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 당당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당당하게 목적을 이루었다.

  그곳에 치밀한 계산은 없었다.

  자기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리카의 방식이다. "


-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리턴> 중에서 -



여러모로 아쉬운 점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중 하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캐릭터 '리카'에 대한 설정과 설명이 상충한다는 점이다.

한 범죄자가 저지른 사건의 경위와 범죄자가 쓰는 수법, 얼굴까지 아는 경찰들이 상대를 체포할 수 없었던 건 그만큼 그 범죄자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뜻이다.

치밀한 계획은 필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도심에 깔린 CCTV와 목격자를 피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을까?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마치 리카가 완벽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처럼 설정해놓고는 나중에 가서는 그녀의 범죄엔 '치밀한 계산이 없다'고 표현하고, 주인공 형사는 리카에게 망상이 있다는 이유로 12살짜리도 속지 않을 '낚시'를 통해 그녀를 체포하려 한다.

주인공 형사가 리카를 추적하는 과정은 스릴감뿐만 아니라 답답함도 느끼게 한다.



"그렇다. 이런 짓을 할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리카다. 그녀의 짓이다. "


-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리턴> 중에서 -



전체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고, 전작의 강렬한 묘사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전작을 읽었을 땐 그래도 몰입이 정말 잘 됐는데 이번 책은 몰입도마저 좀 떨어지는 편이었다.

<리버스>를 읽을지 말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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