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책을 읽고 누군가는 재미를 위해 읽고 누군가는 색다른 세상에 발을 디뎌보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 역시 다 다르기 마련이다.
나쓰카와 소스케 작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는 어느 날 신비한 책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흥미로운 소설책이다.
*내용 포함*
*스포일러 없음*
고서점을 운영하던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던 고등학생, 린타로.
할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뒤 린타로는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고서점을 정리하고 고모와 함께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학교도 가지 않고 고서점을 지키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어느 날 한 고양이가 찾아온다.
고양이는 책을 지키기 위해 린타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곧 그는 기이한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말을 할 줄 아는 신비한 고양이와 할아버지와 책이 세상의 전부였던 린타로는 네 가지의 미궁을 탐험하게 된다.
첫 번째 미궁은 '가두는 자'의 미궁으로, 책을 빠르게 읽고 한 번 읽은 책은 가둬놓고 다신 읽지 않는 사람이다.
두 번째 미궁은 '자르는 자'의 미궁으로,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을 위해 책을 잘라서 필요한 부분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하는 자의 미궁이다.
세 번째 미궁은 책을 오로지 소모품으로만 여기고 판매하는 출판사 사장의 미궁, 네 번째 미궁은 오랜 세월 동안 상처 받고 일그러져버린 '책'의 미궁이다.
"갇혀 있는 책을 구해야 해. 나를 좀 도와줘."
두 개의 비취색 눈동자가 예리한 빛을 내뿜었다.
- 나쓰카와 소스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중에서
린타로와 고양이가 책을 구하기 위해 설득해야 하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은 책을 대하는 태도도 생각도 모두 다르다.
책을 제대로 읽느냐보다 속도가 더 중요한 사람부터 잘 팔리는 책만이 가치를 지닌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정도의 차이일 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태도와 생각들이다.
주인공과 고양이가 이들을 설득해가며 책들을 구하는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책을 왜 읽는 것이며, 책이 가진 힘이 무엇일까에 대해 묻는다.
기이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네 가지의 미궁 에피소드를 통해 나의 책 습관, 내가 생각하는 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과연 책을 왜 읽는가부터 시작해서 내가 고치고 싶은 습관 등 여러 방향에서 책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책의 세계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사람들마다 책을 읽는 이유와 습관, 생각 등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를 읽으면서 '책'과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한 번쯤은 되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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