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 읽고 남기기

마귀 / 전건우 : 호러 스릴러 소설

요쿠 2020. 9. 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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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와 관련하여 특정 종교, 사이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

나는 무신론자이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종교나 사이비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있어왔는데,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딱 하나였다.

"왜 믿는가?" 이것 딱 하나.

누가 들어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믿는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고 알아보고 싶었고 어떤 종교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거나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내가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늘 책 리뷰를 쓰면서 사이비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나마 먼저 꺼낸 이유는, 이번에 읽은 책 <마귀>가 '사이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건우 작가의 <마귀>는 한 사이비 종교에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우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포거의없음 

#내용포함

 

마귀 / 전건우 / 고즈넉이엔티 / 호러 스릴러

한 시골 마을에 외지인들이 찾아온다.

그들이 찾아오고 난 뒤 마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사람들이 실종되더니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까지 돌기 시작한다. 참혹한 모습으로 죽은 마을의 개와 마을 곳곳에 새겨진 수상한 그림까지.

과연 마을에 새로 들어온 외지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작은 시골 마을 소복리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진정한 기적이란 그런 거란다. 사라졌던 이가 돌아오고, 죽었던 이가 부활하는 것.

 믿음이 중요해. 그것만 있으면 가능하지."

 

- <마귀> 중에서

 

 

책 <마귀>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호러 스릴러 소설이다.

그릇된 믿음이 부른 실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와 오컬트, 무속신앙, 악마 숭배 등 다양한 소재들이 녹아있다.

익숙한 소재와 전개 때문인지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 봤던 공포 영화나 책들의 내용,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 가족이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았던 그때 이후로 매년 이맘때마다 계속되는 꿈.

  그 꿈을 꾸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첫눈이 내렸다. 그리고... "

 

- <마귀> 중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동반 자살을 한 가족들의 품에서 혼자 살아남은 '선우'와 만화방을 운영하는 '춘식'. 그리고 스님, 무당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한 팀이 되어 사이비 집단과 맞서 싸우게 된다.

이들은 자신이 믿는 것과 각자의 입장, 위치가 다 다르면서도 "악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궁극적 목적은 같았기에 위기의 순간이 닥쳐온대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나가겠다 굳게 다짐한다.

책 <마귀>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일들과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그들과 맞서서 싸우는 이들의 대립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너무 흥미로웠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어떤 식으로 끝맺음을 할지가 눈에 훤하게 보였고 그 순간부터 점차 재미가 반감되기 시작했다.

내가 예상한 스토리 전개를 그대로 따라갔고 읽으면 읽을수록 집중력이 떨어졌다.

무속 신앙과 악마 숭배 등 익숙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들을 잘 버무렸다는 점은 좋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힘을 잃는 것이 아쉬웠다.

안정적인 것도 좋지만 조금은 색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의 믿음, 그 고귀한 믿음 덕분에 지금 이 순간 기적이 펼쳐진 겁니다.

 자랑스러워 하십시오. 그리고 감사하십시오. 그분은 이곳 소복리를 기적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셨습니다."

 

- <마귀> 중에서

 

 

그리고 또 하나 아쉬웠던 것은 조금 유치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전작인 <소용돌이>를 읽으면서도 약간 아쉬워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공포 장르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웃김"이다.

영화나 책에서 다루는 공포가 우스워지는 순간 몰입이 와장창 깨져버린다.

그렇기에 작품 곳곳에 숨은 웃음 코드나 유치함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작품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 아슬아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분이 곧 세상을 두루 다니며 이곳저곳을 살피는 자가 되시리라!"

 

- <마귀> 중에서

 

 

<소용돌이>부터 시작해서 전건우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읽고 있는 독자로서 성에 차지 않는 작품인 듯하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가 흥미로운 만큼 기대를 너무 많이 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작품이 나오면 읽어볼지 말지는 더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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