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 읽고 남기기

혼란과 방황 속에서 : 그 환자 / 재스퍼 드윗 #밀리의 서재

요쿠 2021. 5. 23. 16:32
반응형

책을 읽는 내내 혼란스러웠고, 책을 읽고 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재스퍼 드윗의 책 <그 환자>는 미국 내의 한 커뮤니티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출판으로 이어졌다.

<그 환자>는 능력 좋은 한 정신과 의사가 주인공으로, 병원 내에서 '그 환자'라고 불려 오던 한 환자를 치료하며 겪은 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

 

#내용 포함

#스포일러 주의

 

정신과 의사인 파커는 코네티컷 주의 한 주립 정신병원에 취직하게 된다.

병원에 적응해 나가는 동안 한 환자에 대해 알게 된다.

'그 환자'는 병원 내에서 '조'라고 불렸는데, 어렸을 때 병원으로 와서 30년 동안이나 이 병원에 갇혀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환자는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도 없이 갇혀만 있었고, 몇몇의 소수 인원만이 그에게 필요시에 접근을 할 수 있었다.

강한 호기심과 직업적 의무감을 느낀 파커는 그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자 하는데...

 

 

*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체 어느 부위가

가장 연약하고 고통에 민감한지 직감적으로 하는 것 같음.

특히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약점을 파악하여 공격하는 성향이 두드러짐]

 

- 재스퍼 드윗, <그 환자> 중에서

 

 

병원 내에서 접근 금지 환자인 그 환자, '조'를 맡으려는 파커.

그러나 윗선에서 나서서 그를 제지하려 한다.

그 이유는 '조'가 매우 위험한 환자였기 때문이다.

'조'는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하여 공격하는 방법을 썼고 병원 내에서는 이미 공포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그동안 그를 맡았던 여러 담당자들은 미치거나 죽었다.  

 

 

" 조는 원망과 불만에 차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의식이 또렷해 보였다.

30년 넘게 이 병원의 혼란과 공포를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보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그렇게 긴 시간 입원한 환자라고 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

 

- 재스퍼 드윗, <그 환자> 중에서

 

 

힘들게 '조'를 담당하게 된 파커, 전문의의 입장에서 본 '조'의 상태, 그리고 그에게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일들.

이 소설은 강한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주인공이 겪는 정신적인 혼란 속으로 독자들 역시 함께 빠져들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때문에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그러면서도 놓을 수가 없는 책이었다.

 

 

"당신을 맡았던 의사들이 계속해서 죽거나 미쳤잖아요."

 

"내가 하는 짓이라고 생각해?"

 

조는 분한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가 그 사람들을 위협할 것처럼 보이나, 선생?"

 

- 재스퍼 드윗, <그 환자> 중에서

 

 

이 책이 주는 혼란스러움은 책을 완전히 다 읽는 순간에는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심리, 의학 스릴러 소설인 것처럼 전개가 되지만 어느 순간 이야기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장르가 섞인 것 같기도 하고 전개 중간에 장르가 변환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장르 자체에 대한 선호 문제라기보다는 이러한 변주가 독자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에 따라 이 소설에 대한 느낌을 결정할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호불호'가 강할 수밖에 없다.

 

 

" 무슨 일이 있어도 괴물을 본다는 아이에게 너의 상상일 뿐이라고 말하지 마라. "

 

- 재스퍼 드윗, <그 환자> 중에서

 

 

내 생각엔 특히 이 책을 읽은 독자들마다 책의 '결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성급하게 끝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매우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데 그에 반해 결말은...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여운보다는 허무함과 당혹감을 느꼈다.

 

 

초중반까지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긴장감과 공포를 잘 끌고 갔던 책이 결말에서 김이 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왜일까.

책의 내용이 결말로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공포 쪽으로 바뀌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역시 성급하게 끝낸 듯한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설 <그 환자>는 충격적인 결말보다 오히려 초중반이 더 무서웠던 소설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