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개봉한 영화 <베로니카>는 주인공인 베로니카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혼을 부르기 위해 하게 된 '위자보드' 게임을 통해 아버지가 아닌 어떤 다른 존재를 불러오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공포 영화다.
<베로니카>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컬트 영화로, 실제 이야기를 어느 정도 반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이한 현상을 직접 겪은 사람의 사연을 영화로 풀어냈다는 점은 공포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충분한 흥밋거리가 될 수 있을 듯하다.
특히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포 영화는 그리 많지 않기에 더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소녀, '베로니카'가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되는 '위자보드'는 서양에서 주로 하는 강령술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한 때 유행했던 분신사바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베로니카>는 여러 공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개를 갖추고 있는데, 별다른 뜻 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하게 된 강령술이 나중에 크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실화를 담아냈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다른 공포 영화와는 달리 무서운 현상 그 자체보다는 주인공인 '베로니카'의 삶을 중점적으로 비춘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엄마는 바쁜 와중에 맏딸인 자신이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
그리고 그런 소녀와 가족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베로니카>가 뚜렷하게 아쉬웠던 점은 너무 무섭지 않다는 것이었다. 등장인물들과 배경은 상당히 입체적이지만 공포의 주가 되는 대상은 그렇지 못했다.
전개 역시 베로니카의 입장에서 결말 쪽으로 별다른 굴곡 없이 예상되는 대로 쭉 이어지다 보니 가슴 졸이며 보게 되는 그런 재미는 없었다.
베로니카와 동생들이 겪는 위기보다도 영화 전반을 걸쳐 나오는 '베로니카'의 삶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더 흥미로울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끝에 가서 확 몰아치는 긴장감이 있다는 것 정도.
다른 공포 영화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시작은 좋았지만 끝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미적지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오컬트 호러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보다는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를 추천하고 싶다.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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