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 읽고 남기기

[책리뷰] 안구기담 / 아야츠지 유키토

요쿠 2017. 4.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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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관 시리즈와 <어나더>로 유명한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 <안구기담>을 읽고 남겨둘까 한다.

전부터 내가 한번 꼭 읽어보고 싶어했던 책이라 그런지 다 읽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정말 빠르게 읽히는 편이다.

<안구기담>은 호러 스토리들을 담아낸 책으로,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메인 타이틀인 <안구기담>은 단편 중 맨 마지막 이야기로, 다른 단편들에 비해 내용이 조금 더 길다.

작가는 오묘하고 아름다운 환상적인 분위기에 다소 혐오스럽지만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보여준다.




내용은 정말 놀랄만큼 새롭지는 않다. 정말 음습하고 어두운 공포 이야기라고 보기에는 힘든 편이다.

스토리 자체는 공포이야기인데, 분위기가 매우 오묘하고 아름답다.

1990년대에 나온 오래된 소설인 만큼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 점이 아쉽다면 나름대로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했다. 친한 친구나 친척 언니가 들려주는 으스스한 공포 기담을 듣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기분이 들어 꽤 즐기면서 읽었다.




7가지의 다 다른 공포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전부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7개 중에 <생일 선물>과 <철교>가 조금 아쉬운 편이었고 <재생>, <요부코 연못의 괴어>, <특별 요리>가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하는 은은한 여운이 남는 스토리였다.

이야기들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완전히 공포스럽다거나 혐오스럽다기보다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미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의 흐름이 뒤틀린 느낌이다.

영원히 이 겨울이 계속되고, 비는 하염없이 대지를 때릴 것만 같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그리하여 한없이 얼어붙어가고 한없이 묻혀버릴 것 같은 그런 기분도 든다.

나는 계속 기다린다. 잘 돌아가지 않는 혀로 흔들의자에 앉아있는 유이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더 기다려야하나?

더 기다려야 새로운 머리가 자라나려나?

난롯불이 꺼져간다. 지필 장작도 이제 떨어져간다.


- 안구기담 中 -


책의 제목이자 맨 마지막 이야기인 <안구기담>편에서 주인공이 받게 되는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져있다.

"읽어주세요. 한밤중에 혼자서."

그리고 그 주인공은 한밤중에 혼자서 편지와 함께 온 원고지를 읽게 된다.

그 스토리의 주인공처럼 이 책은 밤에 혼자서 읽으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기괴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복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심심하지도 않은,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스토리도 재미있었지만 기괴하고 신비스러운 듯한 그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다. 호러 스토리들을 가끔 읽다보면 공포심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게 없이 깔끔해서 참 좋다. 수위도 적절하다.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대로 읽으면 된다.

독특한 책이라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책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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