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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잠자는 숲 /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 시리즈 두번째)

요쿠 2017. 6.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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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단 사무실에 한 남자가 침입하고, 그를 발견한 발레리나가 그를 살해한다. 그리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살해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형사들은 그런 그녀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지만 몇가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발레단 사무실에 몰래 들어온 남자와 발레단과의 연결점도 찾을 수 없었고 강도짓을 하러 들어왔다고 보기에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그가 왜 사무실로 몰래 들어왔을까를 시작으로 형사들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곧 발레단 사람들 중 또다시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게 되고 형사들은 의문점 투성이인 사건들의 연결점을 찾기위해서 고군분투하게 된다.


*스포 거의 없음*




일단 가독성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졸업>에서는 책을 끝까지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에 비해 <잠자는 숲>은 훨씬 더 빠르게 읽혔다.

발레단 내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들은 조금 답답할 정도로 연결점을 찾는 것이 힘들었고 가가 형사가 추리하는 과정보다는 발레단에 소속되어있는 사람들의 캐릭터와 '발레'라는 배경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발레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프로페셔널함에 반하기도 했지만 실상 그들의 개인적인 삶을 보면 행복할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들은 고독하고 힘든 삶을 보낸다.

금전적인 여유가 부족함은 물론, 자신의 삶에서 포기하는 부분들이 많이 생겨나고 때로는 발레에 적합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러한 그들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전부 보여주며 비판한다.



"그건 받아들이고말고 하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예요.

사랑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세계에서 살던 사람이 잠깐 좋은 꿈을 꾸었다가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 것뿐이죠."


- 잠자는 숲 中 -



캐릭터들도 전반적으로 매력이 살아있었고 발레에 대한 이야기도 꽤 즐겁게 읽었지만 다소 아쉬운 점도 더러 있었다.

내가 가장 아쉬웠던 것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다. 이 책은 다른 추리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강한데, 그 이유는 가가 형사의 사랑 이야기가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다. <졸업>보다 더 강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나는 가가 형사의 사랑이야기에 크게 공감이 되지도 않았고 애절함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에이... 조금 아쉽다" 이 정도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추리 소설을 읽을 때 캐릭터들의 감정보다는 재미와 추리해나가는 과정, 트릭 등을 더 집중해서 읽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작가가 가가 형사 뿐만 아니라 발레단에 속해있는 사람들, 특히 사건과 깊이 관련되어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살리는데 어느정도 노력을 많이 쏟아부었다는 것을 독자로서 감지했기 때문이다.

사건에 대한 의문점들이 거의 다 밝혀지고 나서 느껴지는 슬픔이나 안타까움도 살짝 부족한 편이다.

트릭이나 사건의 전개는 큰 몰입감이나 놀라움을 주기보다는 아주 부드럽게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편이라서 재미가 조금 떨어졌다.

그러니까 재미없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주 재미있다 라고 말하기에도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을 꼽자면, 일단 가독성이 좋고 딱히 모난데 없이 부드럽게 진행된다는 점과 가가 형사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가가 형사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독자나 부드러우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어느정도 맞는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해줄 만하고, 강력하고 임팩트있는 내용의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에는 망설여지는 책인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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