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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시계관의 살인 (관 시리즈) / 아야츠지 유키토

요쿠 2017. 6.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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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시리즈의 1기를 마무리하는 작품이 되는 <시계관의 살인>. 관 시리즈 중에서도 걸작으로 손꼽히는데, 아야츠지 유키토의 다른 작품들을 사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평이 좋은 책이다.

저번에 읽었던 <인형관의 살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던 것을 <시계관의 살인>으로 보상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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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관의 살인>은 다른 관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기괴한 건축가인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건물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계관에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시계관에서 살던 여자아이가 죽고 그 영혼이 주변을 떠돈다는 것이다.

<희담사>에서 시계관을 둘러싼 소문의 진상을 취재하기로 하고 W대 초자연 현상 연구회 학생들과 초능력자인 고묘지 미코토와 함께 시계관으로 향하게 된다.

시계관은 '구관'과 '신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방문객들이 교령회를 할 장소는 바로 '구관'이다. 열쇠가 없이는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문을 잠그고 들어간 이들은 사흘동안 '구관'에 머무르기로 한다. 

'구관'에서는 초능력자이자 구관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고묘지 미코토의 실종 사건을 시작으로 끔찍한 연쇄 살인이 시작되고 뒤늦게 '신관'에 도착한 '시시야 가토미'가 시계관에 얽힌 의문점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이 집에는 뭔가, 상식으로는 해명할 수 없는 끔찍한 것이 눌러 살고 있다. 그것은 이미 의심할 여지조차 없다.

현관의 그 철문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던 감정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서서히 - 아니 가속적으로 그런 일련의 확인으로 성장했다.

고묘지 미코토는 이 곳의 혼이 악의가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건 틀린 판단이었다.

이 집은 사악한 '장소'다. 외부자가 호기심에 근접해서는 안 되는 장소였던 것이다.


- 시계관의 살인 中 -


다른 관 시리즈와는 다르게 두꺼운 페이지 수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물론 <암흑관의 살인(1.2.3)>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관 시리즈에 비하면 <시계관의 살인>은 정말 두껍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도 많고 시계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만을 추리하는 것이 아니라 시계관에서 있었던 과거의 불행한 사건들까지 함께 추리해나가는 형식이다.

다행스럽게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복잡하거나 번잡하지않아 여느 다른 관 시리즈처럼 몰입도 잘되고 어느정도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중후반쯤 읽을 때만해도 '생각했던 것보다 무난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십각관의 살인>에 등장했던 가와미나미가 재등장한 것이 놀라우면서도 반갑기는 했지만 그 것 외에는 딱히 특별하다, 이번에는 뭔가 독특하다 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여신은 침묵의 감옥에 이어져 있다

1992년 8월 5일 처형의 그 날

시간은 끝이 나고 성당에 일곱 가지 색이 비치고

땅을 뒤흔드는 외침 속에서 너희들은 들으리라

침묵의 여신의 단 한 번의 노랫소리

아름다운 단말마의 선율을

그것은 한탄의 노래 그것은 기도의 노래

죄 많은 짐승들의 뼈와 함께

우리들의 비석에 바쳐지리라


(고가 미치노리가 생전에 남겼던 시)


- 시계관의 살인 中 -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건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내려갔는데 후반부에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시시야 가토미'가 구관에서의 살인 사건의 전말과 과거 시계관 관련된 죽음들과 의문점들을 하나 하나씩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역시' 라고 생각하며 감탄했다.  정말로 이 작품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 중에서도 걸작으로 손꼽힐만하다.

사실 범인의 정체나 트릭은 예상하기 쉬운 정도다. 아마 맞춘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범인과 트릭들을 알게되었을 때에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이 책을 정말 재미있다, 잘 썼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정교함'에 있다.

구관에서 끝없이 돌아가는 108개의 시계처럼 작가가 스토리를 상당히 자세하고 완벽하게 구상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정도면 완성도가 뛰어난 책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고가 미치노리'라는 시계관의 선대 주인이 왜 이런 시계관을 설계하도록 했을까에 대한 의문,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시에 대한 해석, 그리고 진범이 왜 사람들을 죽였을까 등등 트릭이나 반전, 범인의 정체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깃 거리가 넘쳐나는 책이었다.

기존의 관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게 트릭과 반전의 재미보다는 완성도와 여운이 더 큰 것 같아서 참 인상깊었다.

아직 읽어야 할 시리즈가 조금 남았지만 지금까지 읽은 관 시리즈 중에서는 시계관과 미로관이 가장 재미있었다.



<다른 관 시리즈 리뷰>


십각관의 살인 리뷰 보러가기 <클릭


수차관의 살인 리뷰 보러가기 <클릭


미로관의 살인 리뷰 보러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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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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